[다른 방식으로 보기 - 존 버거] 나만의 시각으로 예술가의 혼을 한 스푼 얻어낼 수 있는 책!

[다른 방식으로 보기 - 존 버거] 나만의 시각으로 예술가의 혼을 한 스푼 얻어낼 수 있는 책!

    안녕하세요. 오늘은 상식을 깬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 줄 수 있는 존 버거의 "다른 방식으로 보기"에 대해서 얘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쩌면 우리 사회는 전문가가 만들어 놓고 제시하는 방식에 너무나도 익숙해 있는지도 모릅니다. 언론이나 유명한 평론가들의 말 한 마디에 많은 사람들의 선택이 따라가는 경우가 많지요. 저 역시 그런 생활방식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미술관이나 전시회에 갔을 때의 모습을 떠올려보면, 작품을 나만의 방식으로 먼저 생각해 보는 시간이 참 부족한 것 같습니다. 처음 작품을 바라봤을 때에 아무것도 떠올리지 못하면 작품 하단에 붙어 있는 해설로 시선이 곧장 이동하고야 맙니다. 그리고는 전문가가 그들의 방식으로 풀어놓은 해설을 읽고 그와 동일하게 작품을 이해하고, 이내 그것이 유일하고 올바른 방식인 것 마냥 생각하며 받아들이곤 합니다.

     

    때로는 우연히 마주친 어느 관광객 무리의 가이드가 전하는 설명에 귀를 기울이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이런 습관으로 인해서 작품을 다른 방식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이 점점 가로 막히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획일화 된 방식에서 벗어난 방식으로 새롭게 작품을 바라볼 수 있을까요. 아마도 저자 역시 이에 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를 느꼈을테고 그래서 이 책, "다른 방식으로 보기"를 통해서 전문가가 아닌 평범한 사람들이 사물을 바라볼 수 있는 새로운 관점을 다양한 예를 통해 알려줍니다. 특별히 이 책은 이반 일리치의 "누가 나를 쓸모없게 만드는가"와 함께 읽는다면 획일화 된 사고 방식에서 벗어나는 것에 더욱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에서 제시하는 새로운 시각에 따르면 예를 들어 회화 작품을 바라볼 때에는 작품이 만들어지던 시대의 분위기, 화가의 의도, 그리고 당시에 작품을 소유하게 될 사람의 요구까지도 읽을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시각을 얻으려면 풍부한 배경지식과 함께 시각적으로 와닿는 인상 그 이면의 것도 생각할 수 있는 차분한 감상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이전에 제가 미술 작품에 대해 감상하던 모습을 떠올려보면 작품을 그저 시각에 의존해서만 바라보았던 것 같습니다. 한 작품 앞에 서서 오랫동안 머물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기보다는 사람들의 동선에 맞춰서 순간적인 인상으로만 마치 사진을 찍듯이 눈에 담고 넘어간 적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새로운 시각으로 작품을 바라보는 것을 실행에 옮기면서 먼저는 작품 속 인물들의 표정을 살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특별히 로마에 여행 갔을 때 이 책의 내용이 더 와닿았습니다. 작품 하나하나에 담겨져 있는 그들의 표정에서 자연을 대하는 그들의 태도,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품고 있는 그들의 사고방식, 그리고 화가가 관객에게 전해주려 했던 메시지까지 눈동자처럼 아주 작은 부분마저도 작품의 진정한 의미를 구성하고 있었습니다.

     

    미켈란젤로의 "천장화"의 한 부분 선지자 에스겔은 천사가 가리키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기 위해 눈을 부릅뜨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인물의 시선이나 몸의 중심이 향하고 있는 곳이 관객인지 아니면 작품 속의 또 다른 인물인지에 대한 것도

    상당히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예를 들어 이전에는 작품 속 한 인물의 몸은 또 다른 인물을 향하고 있지만 시선은 관객을 향하고 있는 것을 볼 때에, 그저 조금 어색한 구도로 그렸다고만 생각했습니다. 그것이 의미하는 것이 관객으로 하여금 소유욕을 가지게 하거나, 작품에 더욱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드는 요소라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에는 그려져 있는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담고 있는 의미가 매우 크다.

    남성과 여성의 성 정체성에 대하여 이전 시대 사람들이 가지고 있던 것과 성에 따라서 행동하는 방식이 달랐던 것이 그 시대의 그림에도 스며들어 나타났다는 것도 새롭게 알게 된 흥미로운 관점이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공감할 수 있었던 내용은 광고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저자는 광고가 소비자에게 던지는 메시지를 다음과 같이 표현합니다.

    "만일 당신이 아무것도 갖지 못한다면 당신은 아무것도 될 수 없다."

    저자에 의하면 이러한 무의식적인 심리적 압박을 통해서 두려움을 유발시키고 이를 이용해서 소비심리를 자극시키는 것이 광고라는 것입니다. 지금 자신의 생활 형편에 큰 어려움이나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있던 사람들도 이렇게 심리를 자극하는 광고를 보고 나면 현재의 상황에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무의식중에 합리적인 생각을 하지 못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광고는 일종의 무기마저 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요즘은 광고를 마주하지 않고는 살 수 없을 정도로 주변에 광고로 가득 차 있는데, 광고의 저변에 깔려 있는 이런 은밀한 무기를 알고 마주하는 것과 모르고 있던 채로 매료되는 것은 상당히 큰 차이를 가지게 될 것 같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이반 일리치의 “누가 나를 쓸모없게 만드는가”에서 자주 활용된 표현을 빌려서 말하자면, 전문가들은 사람들이 능동적이고 효율적으로 작품을 바라볼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주지 않습니다. 그들은 사람들로 하여금 오직 자신들이 제공하는 해설에 더욱 의존하게 만들고, 다른 방식으로 생각할 수 없도록 대중 개개인의 자율성을 점점 퇴화시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제시해주는 여러 정보는 어떻게 보면 지극히 기본적인 것일 수 있으나,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사람들도 앞으로는 예술품들을 다른 방식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시야를 열어주는 꼭 필요한 것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의 한 줄 리뷰!]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닌 것 뿐만 아니라 내가 보는 게 보는 게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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