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나를 쓸모없게 만드는가 - 이반 일리치] 전문가는 모두를 무능력하게 만듭니다.

[누가 나를 쓸모없게 만드는가 - 이반 일리치] 전문가는 모두를 무능력하게 만듭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미처 알지 못하던 것을 통해서 가벼운 충격을 전달해주는 이반 일리치의 "누가 나를 쓸모없게 만드는가"에 대해서 살펴보려고 합니다. 우리는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 속에서 얼마나 잘 적응하며 살고 있을까요? 각종 매체를 통해서 쏟아지는 정보들을 습득하고, 모두가 반드시 갖춰야 한다고 말하는 기술들을 배우면 잘 적응해서 살고 있는 것일까요? 아마 많은 사람들은 이런 생각조차 깊이 해보지 못한 채로 매일을 바쁘게 살아가고 있을 것입니다.

     

    나는 지금 잘 살고 있는걸까? 라는 질문 속에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 책을 소개해주고 싶습니다.

     

    이 책이 시사하고 있는 현대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은 평범한 다수의 사람들이 전문가라고 불리는 소수의 사람들에게 속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 주목하고 있는 것은 "전문가들이 만드는 함정들"입니다.

     

    전문가에 의한 함정

     

    사람들이 흔히 기대하는 것과는 달리 전문가들이 실제로 하고 있는 역할의 본질은 필요를 채워주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이 하는 일의 본질은 추가적은 필요를 생산해내서 사람들이 계속해서 필요를 느끼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들은 사람들에게 필요를 느껴야 한다는 압박과 불안을 제공함으로써, 더욱 많은 사람들이 전문가에게 의존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런 의존성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은 좀처럼 하지 못하게 됩니다. 바로 그 시점에 그들의 자율성과 생존능력은 한 단계 더 퇴화되고 맙니다. 바로 이러한 능력의 퇴화가 실제로 전문가들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것 중 하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전문가들이 필요를 제공하려고 할 때, 잠시 멈춰서 그 필요가 정말 필요한가를 생각해야 합니다.

     

    책의 저자가 비판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러한 부분입니다. 저자가 주장하는 것은 인간은 구매하지 않았을 때, 그 사람이 할 수 있는 자율성과 능력이 향상된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오늘날 시중에서 유통되는 거의 모든 상품은 구매하는 순간 구매자에게 단순히 편의를 제공하는 도구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으로 하여금 그 상품의 기능 안에서만 오직 행동하도록 만드는 또 하나의 통제기구로 발전해버리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기술의 진보로 인해서 그러한 도구가 나올수록 더 편리하고 좋은 세상이 왔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자동차가 등장하면서 걸을 수 있는 자율성에 손상을 입었듯이, 지금까지 기술진보라고 불렀던 도구들은 인간을 나약하고 수동적인 존재로 만들었습니다. 저자에 주장에 따르면 진정한 "기술진보란 사람들이 더욱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도구"를 가리키는 말이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전문가들이 원하는 방향이 결코 아닐 것입니다. 사람들이 자신이 스스로 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를 가지게 되는 순간 전문가들의 입지가 좁아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계속해서 전문가를 필요하도록 만드는 도구를 생산해내는 것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제가 지나온 삶을 돌아보았습니다. 휴대폰을 생각할 때, 가장 이 책의 내용과 공감이 되는 것 같습니다.

    휴대폰이 아예 없던 때에는 친구들과 문자를 주고받지 않아도 만나서 하는 대화만으로 충분한 의사소통이 가능했고,

    아무런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어느새 많은 친구들이 휴대폰을 가지게 되었고, 만나서 나누는 대화 이외에 수많은 얘기를 휴대폰을 통해 주고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휴대폰이 없는 친구들은 하루하루가 지날 때마다 대화에 쉽게 참여할 수 없는 기분을 느껴야만 했지요. 그 순간 ‘필요’라는 것이 발생했고, 결국 그들도 휴대폰을 사용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서 스마트폰이 나오기 시작하자 또 다시 ‘필요’가 발생했습니다. 휴대폰으로 자유롭게 인터넷을 사용하고 각종 어플과 SNS를 통해서 소통하지 않으면 금세 소외되는 현상이 또 다시 발생했습니다. 그러자 ‘필요’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발생했고, 모두가 스마트폰을 사용해야만 하도록 되었습니다. 휴대폰의 사용 자체는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인다고 할지라도, 매일 새롭게 쏟아지는 다양한 기능과 어플들은 사람들이 모든 생활을 그 기능이 제공하는 틀 안에서만 영위하도록 만듦으로써 휴대폰이라는 도구를 자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합니다.

     

    이렇게 사람들은 매일매일 조금씩 퇴화하는 삶을 살아가는데, 더욱 심각한 것은 이 고도화된 산업사회의 최면과 구속력은 굉장히 강하고 은밀해서 사람들이 쉽게 깨닫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우리들에게 이 사회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주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날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전문가가 집어넣는 생각을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부정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그렇지만 이미 전문가의 통제에 익숙해진 사회 속에서 벗어나는 것은 소수의 힘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2: 세상의 끝"에서 저승에서 벗어나기 위해 선원들이 힘을 합쳐 배를 뒤집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그처럼 모두가 함께하는 절제를 통해서만이 완전히 새로운 사회로 진입할 수 있습니다.

     

    [오늘의 한 줄 리뷰!]

    "아무 생각 없이 흘러 가는 대로 살아가다 보면 우리는 어쩌면 더 이상 인간이라고 불려지지 않는

    종이 되어 있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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