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번째 대멸종 - 엘리자베스 콜버트] 인류가 멸종될 가능성은 없을까?

[여섯 번째 대멸종 - 엘리자베스 콜버트] 인류가 멸종될 가능성은 없을까?

    안녕하세요. 오늘은 멸종에 대한 내용을 다룬 여섯 번째 대멸종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게 멸종이라는 단어를 공룡을 떠올리게 하고 공룡은 다시 진화론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리고 제가 진화론에 대하여 깊이 있는 내용을 처음 접한 책은 다윈의 식탁이었습니다. 사실 처음 다윈의 식탁을 읽을 때에는 진화론 가설에 오점을 찾아내겠다는 마음으로 날을 바짝 세우고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읽었습니다.

     

     

    멸종되어 버린 공룡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익숙해졌기 때문인건지 이 책 "여섯 번째 대멸종"을 읽을 때에는 조금은 수용적이고 한층 더 진중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와 같은 태도로 이 책을 읽을 수 있었던 이유에는 아마도 대학 시절 들었던 환경과 관련된 교양 수업의 역할이 컸던 것 같습니다. 특히 강의 중에 알게 되었던 높아지는 해수면으로 인하여 하나의 섬나라 전체가 사라졌다는 내용은 제게 큰 충격을 가져다 주었고, 그 이후 환경문제를 한층 심각하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환경오염으로 인해 사라져 가고 있는 섬 투발루

     

    언젠가 읽었던 환경에 관한 책을 통해서 지금까지 지구상에서 발생한 수많은 멸종 중에는 특히 생태계에 심각한 변화를 초래했던 다섯 번의 대 멸종이 있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곧 여섯 번째 대 멸종이라니, 그 멸종의 대상은 현 지구상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인류를 필연적으로 포함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책을 읽는 내내 긴장이 되었습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멸종한 생물이 존재한다는 가설 자체가 처음 그 발표 당시에는 매우 획기적인 것이었으며 소위 ‘코페르니쿠스적’ 이론이라며 밝은 조명을 밝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서론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끊임없는 발견과 연구로 그 동안 오랜 시간을 걸쳐 다양한 생물이 멸종해왔다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졌고, 그 멸종이 지금 이 순간에도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차근차근 설명합니다. 오늘날 지금 이 순간에도 아주 작은 생물로부터 거대한 포식자까지도 멸종을 경험하고 있는데, 그 가해자는 바로 인간입니다. 공룡이 살었던 시기를 쥬라기, 백악기라고 구분해서 지칭하듯이 산업혁명 이후 인간이 자연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시기부터를 소위 ‘인류세’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200년이 채 안 되는 이 짧은 시기동안 인간이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상관없이 인간은 그 존재만으로 참 많은 생물의 종이 더 이상 존재할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인간의 활동이 지구에 존재하는 육지의 절반가량을 변형시키고 있으며, 세계의 주요 강들은 댐으로 막히거나 방향을 바꿔야만 했습니다. 전세계 전역에 걸쳐서 끊임없이 가동되고 있는 공장들에서도 자연이 스스로 버텨내고 정화할 수 있는 능력을 훨씬 벗어난 양의 질소를 뿜어대고 있으며, 우리의 식탁에 올라오는 생선들은 바다에서 생산하는 생산물의 3분의 1 이상이라고 합니다.

     

    게다가 인간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서 지구 전체의 마실 수 있는 지하수의 반 이상이 소비되고 있으며, 화석연료와 삼림파괴 등으로 공기 중 이산화탄소와 메탄의 농도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치솟았습니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인간은 지구 곳곳으로 외래종들을 옮기며 토종 생태계를 파괴시키고 있으며, 자연이 선택한 생존 방법 중 훌륭하다고 할 수 있는 생물의 거대화 전략 역시 인류의 기술 앞에서는 아무런 힘을 쓰지 못했고 붕괴 되고 말았습니다.

    이렇듯 이 책에서 전하고 있는 바에 따르면, 인간은 그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바이러스입니다. 그것도 지구 전체의 생명체를 말살 시키고 있는 악성 중의 악성 바이러스입니다. 동물계의 척삭동물문의 포유강의 영장목의 사람과의 사람속에 속한 수명이 약 80년에 이르고 자연에게 극악무도한 악행을 끼치고 있는 이 종에게 그래도 희망이 있다면 스스로 사유할 수 있는 유별난 특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인류세라고 불리는 이 여섯 번째 대멸종의 문턱에 서서 현 인류는 무엇을 선택해야 해야 할까요. 이대로 자연을 방치하며 거의 모든 종의 양서류가 곧 멸종하는 것을 바라보기만 하고, 50년 안에 모든 산호초가 성장을 멈추고 녹아버리게 할 것인가요. 나무는 생존을 위해 도망갈 장소가 점점 없어져만 가고, 생물의 다양성이 급속도로 줄어드는 것을 인간의 이기심으로 그저 눈 감아버릴 것일까요. 

     

    책의 저자가 한 말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이 있습니다. 

    “인간이 자연과 조화롭게 어울려 살던 시절이 있었을 거라고 상상하는 건 자유지만 실제로 그랬는지는 알 수 없다.” - 여섯 번째 대멸종 중에서

    이 문장을 읽고 순간적으로 차오르는 눈물을 머금고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시와 노래에서 찬미하듯이 인간에게는 들판에서 새들과 짐승들과 뛰놀고, 하늘을 벗 삼고 나무를 그늘 삼아 흐르는 강물을 노래했던 아름다운 순간이었을지 모르지만, 새들과 짐승들은 겁에 질려 도망쳐 다닌 악몽과도 같은 기억일 수 있고, 그 순간에도 푸른 하늘은 뿌연 이산화탄소로 채워져 가고 있었을 것이며, 나무들은 자신들의 기온에 맞는 곳을 향해 온 힘을 다해서 더욱 높은 곳으로 씨를 뿌리고 있었고, 강물은 온갖 인간이 뿌리는 오염원으로 썩어가고 있었다는 말입니다.

     

    오늘의 한 줄 리뷰!

     

    "만일 그랬다면, 우리 참 나빴네. 아름다운 자연을 노래한 저 아일랜드 시인의 청연했던 “이니스프리”도 어쩌면 멸종의 위기를 아우성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우리는 바로 그 소리를 들었어야 했는데 말이다."

     

    이니스프리의 호도 - 윌리엄 버틀리 예이츠

    나 일어나 이제 가리
    , 이니스프리로 가리.
    거기 욋가지 엮어 진흙 바른 작은 오두막을 짓고,
    아홉 이랑 콩밭과 꿀벌통 하나
    벌 윙윙대는 숲 속에 나 혼자 살리.

    거기서 얼마쯤 평화를 맛보리.

    평화는 천천히 내리는 것.

    아침의 베일로부터 귀뚜라미 우는 곳에 이르기까지.

    한밤엔 온통 반짝이는 빛

    한낮엔 보라빛 환한 기색

    저녁엔 홍방울새의 날개 소리 가득한 그 곳.

     

    나 일어나 이제 가리, 밤이나 낮이나

    호숫가에 철썩이는 낮은 물결 소리 들리나니

    한길 위에 서 있을 때나 회색 포도 위에 서 있을 때면

    내 마음 깊숙이 그 물결 소리 들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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