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반도체 수급 부족 그 원인이 무엇이며 왜 빨리 해결하지 못할까?

차량 반도체 수급 부족 그 원인이 무엇이며 왜 빨리 해결하지 못할까?

    차량 반도체 수급 부족으로 계속해서 국내 자동차 생산량에 큰 차질이 생기고 있습니다. 자동차 제조라인에 차량 반도체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서 이렇게 오랫동안 출고가 지연되는 것은 정말 이전에는 찾아볼 수 없던 사태가 아닌가 싶은데요. 저 역시 지난 3월 투싼 하이브리드를 예약하고 출고를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 수급 부족으로 또 한 차례 출고가 지연된다는 안내 문자를 받고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나 마음이 힘들었습니다. 도대체 차량용 반도체 수급에 왜 원인이 생긴 것이고 이렇게 오랜 기간 동안 해결이 안 되어서 공장들이 줄줄이 생산 중단에 들어갈 수 밖에 없게 된 것일까요?

    차량 반도체 수급 문제 배경

    차량용 반도체 수급에 차질이 발생하고 드러나기 시작한 것은 작년 2020년 하반기부터입니다. 코로나 19가 장기화되고 세계적인 펜데믹에 빠지면서 다수의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반도체 주문량을 줄이기 시작한 것이 발단이 된 것입니다. 차량에 들어가는 반도체를 생산하던 반도체 생산 업체들은 반도체 생산라인을 전자제품을 생산하는 용도로 전환하는 등 반도체 생산량을 대폭 낮추며 대응했습니다. 하지만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반도체 주문량을 줄이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오히려 자동차에 대한 수요가 상승하면서 다시 반도체 주문량을 늘이기 시작했지만 이미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상당수의 생산라인을 다른 용도로 전환한 상태였기 때문에 발주 물량에 맞춰 반도체를 공급하는데 큰 어려움에 부딪히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결국 국내에서도 현대차, 기아차 등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반도체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해 정상적인 출고를 진행하고 있지 못하는 상태이며, 그랜저, 아이오닉5, K8 등 역대급 신차들이 공개 되고 판매가 시작되었지만 기약 없는 출고 일정으로 눈에 띄는 실적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게다가 현대자동차는 울산공장, 아산공장 등 주요 생산공장이 반도체 부족으로 이틀에서 길게는 1주일 동안 문을 닫고 생산라인을 가동시키지 못하는 사태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현대차 울산공장과 아산공장의 모습

    현대차 차량 반도체 공급 어디서 받나?

    그 동안 현대차가 반도체를 수급 받아오던 기업은 독일의 인피니언, 네덜란드 NXP, 일본 르네사스 등 해외의 차량용 반도체 생산 업체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올 초에 이러한 반도체 생산 업체들의 공장이 위치한 미국 텍사스주에 기록적인 한파로 전력 공급이 끊어지고 반도체 생산이 원활하게 진행이 되지 않았으며, 르네사스 공장의 경우 화재까지 발생해서 설상가상의 상황이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 점유율 이미지 = 한국경제

    반도체 생산 정상화 그렇게 어려운 것일까? 한국은 반도체 선진국 아니었나?

    반도체 공장은 한 번 생산이 중단되면 다시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적정 온도와 습도 등을 마련해야하기 때문에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반도체 생산에 다시 돌입하기 위해서 수개월이 소요되는 편인데, 앞서 언급한 주요 차량용 반도체 생산 업체들에 발생한 사고로 인해서 반도체 생산라인 정상 재가동에 더욱 많은 시간이 필요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면 반도체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국내에서 반도체를 생산하고 현대차, 기아차에 공급하면 되는 것 아닌가? 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안타깝게도 국내에는 차량용 반도체 기업이 굉장히 미비해서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그 이유는 차량용 반도체의 수익률이 매우 낮기 때문인데, 예를 들어 자동차 한 대를 생산하기 위해서 투입되는 반도체의 총 단가는 400~600달러 정도이며 이는 차량 가격의 2~3% 정도 밖에 안되는 수준입니다. 그래서 결국 소위 가성비가 떨어지는 차량용 반도체를 국내에서는 적극적으로 생산하고 있지 않았던 것이며 국내 자동차 제조업체가 반도체 공급을 98% 이상 해외에 의존하고 있던 이유인 것입니다.

    차량용 반도체 국산화 추진 계획

    차량용 반도체 생산이 가성비가 떨어진다고 해서 또 다시 이런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는데 손 놓고 기다리고 있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해외에서도 브랜드 가치를 높여가고 판매실적도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차량 제조에 투입되는 중요한 반도체를 계속해서 해외에만 의존한다는 것은 리스크를 계속해서 떠 안겠다는 움직임으로 보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현대차는 국내 반도체 설계 업체 중에서 MCU(마이크로컨트롤유닛: 차량 생산에 투입되는 필수 반도체) 기술을 갖추고 있는 곳을 물색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생산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등이 후보로 올라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루 빨리 반도체 생산이 정상화 되기를 바라는 심정으로 차량 반도체 수급 부족과 관련된 내용들을 정리해보았고, 국내에서도 차량용 반도체 생산이 이루어져서 언제든지 국내 자동차 업체에 부족한 물량을 공급할 수 있는 상황이 마련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기약 없이 또 다시 밀려버린 출고 소식에 낙심한 마음을 달래며 이번 포스팅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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